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라는 불안을 안고 살아갑니다. 특히 생후 초기 몇 년이 아이의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을 들으면 더욱 막막해집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김붕년 교수는 최근 강연에서 0세부터 3세까지의 뇌 발달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양육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과학적 근거와 함께 명쾌하게 설명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초기 뇌 발달의 결정적 시기에 대한 핵심 내용과 함께, 독박 육아가 아닌 '양육 시스템'의 필요성, 24개월 이전 미디어 노출 금지의 이유, 그리고 수면이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까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독박 육아가 아닌 '양육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
김붕년 교수는 강연에서 "주 양육자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주 양육자가 중심이 되고 주 양육자 역할을 나눠서 갖는 양육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생후 18개월까지는 아이가 전적으로 양육자에게 의존하는 시기이며, 이 시기에 아이가 요구하는 발달 자극은 상상 이상으로 방대합니다. 기본적인 욕구인 먹이고 재우는 것부터 시작해서, 안락감을 제공하고, 시각·청각·촉각·미각 등 다양한 오감각 자극을 제공해야 합니다. 운동 발달을 위해 아이가 일어나서 걷는 과정을 지원하고, 언어 자극도 충분히 주어야 하며, 놀이 활동도 다채롭게 제공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을 한 사람이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벅찹니다. 그래서 양육자가 항상 피곤하고 졸리고 힘들어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김 교수는 "그만큼 한 아이가 기대하고 요구받는 활동들이 그렇게 많고 다양하다"며, "우리가 어머님 아버님들의 여러 가지 활동들이 담보될 수 있도록 시간과 에너지를 드려야 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양육 시스템에는 배우자는 물론이고, 조부모, 베이비시터, 어린이집 선생님까지 포함됩니다. 중요한 것은 이들 간의 원칙과 소통이 일관되게 유지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훈육의 원칙은 양육자 간에 반드시 공유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18개월밖에 안 된 아이에게 핸드폰이나 아이패드를 보여주는 것에 대해 할머니와 어머니, 아버지, 어린이집 선생님의 입장이 달라서는 안 됩니다. 아이가 조용히 있게 만든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미디어를 노출시키는 것은 굉장히 좋지 않으며, 이런 양육의 원칙이 공유되는 소통을 양육자 간에 많이 해야 합니다.
꼼꼼한 성격 탓에 모든 것을 혼자 완벽히 해내려다 지치는 경우가 많은데, 주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결국 아이에게 더 안정적인 발달 환경을 제공하는 길임을 인식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처럼 아이를 많이 낳지 않는 사회에서는 한 명 한 명의 아이가 너무나 소중하며, 사회적 발달에도 큰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양육 시스템의 안정화, 많은 사람들이 서로 힘들지 않게 참여해서 아이를 충분히 잘 돌볼 수 있는 안전망을 만드는 데 정말 노력을 많이 해야 합니다.
24개월 이전 미디어 노출이 절대 금지되어야 하는 이유
김붕년 교수는 강연에서 "24개월 이전에는 절대로 미디어 노출하지 말아라"는 최근 유럽과 미국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습니다.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36개월까지 노출을 금지시키는 곳도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사회성 발달 문제입니다. 미디어에 노출된 아이들은 눈맞춤을 안 좋아하게 되는데, 눈맞춤이 안 좋아진다는 것은 정서 인식 능력이 떨어진다는 의미입니다. 표정에 대한 인식 능력도 떨어지게 되며, 타인의 감정을 읽을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능력이 망가집니다.
김 교수는 "24개월 이전에는 미디어를 통한 놀이가 아니라 눈을 맞추고 스킨십을 하면서 같이 즐거운 표정, 힘들 땐 힘든 표정 나누고 서로 격려하고 하는 in vivo interaction, 실제적인 상호 작용이 너무너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렇게 해야지만 아이들의 뇌 발달이 사회적 발달을 촉진하는 쪽으로 작동합니다. critical period가 36개월 이전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그 이전에 이런 것을 못 배우면 36개월이 지난 다음에 배운다는 것은 굉장히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합니다.
언어 발달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어는 단순히 단어를 외워서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타인과 눈을 맞추고 정서적인 상호작용을 하며, 즐거움을 나누고 화가 났을 때는 그 화를 표현하는 수단으로서 자기 감정을 표현하고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입니다. 그런데 미디어 때문에 이런 경험이 탁 차단되어 버리면, 그 경험이 줄어들거나 박탈이 일어나면서 그런 능력에 아주 나쁜 영향을 줍니다. 결국 안정적 애착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됩니다.
아이가 울거나 힘들게 할 때 잠시나마 스마트폰을 보여주고 싶은 유혹이 생기기도 합니다. 하지만 36개월 이전의 이 결정적 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아이와 직접 눈을 맞추는 실제적인 상호작용에 더 힘을 쏟아야 합니다. 4세 이후에는 부모와 함께 미디어 활동을 할 수 있지만, 그것도 하루 1~2시간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하며, 반드시 부모님이 함께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자연과 함께하는 시간도 너무너무 중요한데, 미디어만 몰입되어 있으면 그런 시간이 굉장히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수면의 중요성: 뇌가 쉬는 시간이 아니라 통합하는 시간
많은 사람들이 수면을 단순히 뇌가 쉬는 시간으로 생각하지만, 김붕년 교수는 "잠자는 시간 동안에 우리 뇌가 놀고 있고 쉬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낮 동안에 받은 다양한 지식, 경험, 자극들을 통합하고 소화시키는 작용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적절한 수면량이 유지되지 않으면 이러한 통합과 조정 역할을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기억 기능에 손상이 오고, 인지 기능 전반에 걸친 손상이 생기며, 정서 조절 능력 같은 전반적인 조절 능력에도 나쁜 영향을 줍니다.
더 깊이 들어가 보면, 수면은 시냅틱 커넥티비티에 굉장히 많은 영향을 줍니다. 아이가 어떤 조절 능력을 획득했다는 것은 그 자극에 대해서 아이가 자기 통제할 수 있는 회로가 시냅스의 연결을 통해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시냅스 연결망을 만드는 데 굉장히 중요한 시기가 바로 수면 시기입니다. 그때 다양한 영향 물질들이 나오고, 불필요한 것은 가지치기를 통해서 없애버리며, 중요한 정보들은 통합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노력들을 수면 중에 합니다.
수면 의학을 연구하고 뇌 발달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함께 만든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태어나서 36개월까지는 13~14시간 정도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4~5세부터는 12시간, 초등학교 들어가기 직전에는 11시간, 취학 후 아동에게는 10시간, 청소년기에도 9~
10시간이 필요합니다. 성인기가 되어서야 8시간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아이들의 수면 시간을 연구해 보면, 특히 아동기 때부터 급속도로 수면 시간이 줄어듭니다.
그 원인으로는 밤 동안 아이들의 액티비티가 많아진 것, 주로 게임과 스마트폰 활용이 2015~16년부터 굉장히 늘어나면서 수면이 줄어들었고, 학원을 많이 보내는 중학교 시기의 야간 학습, 고등학교의 입시 준비 등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수면이 모자란 사회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의 뇌 발달의 건강을 잘 지켜주기 위해서는 적절한 수면 시간을 건강하게 확보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며, 학업 중심, 경쟁적 중심 사회에서 조금 벗어나 아이들이 편안하게 하루를 마감하고 적절한 수면을 취하면서 정서적 만족감도 얻고 뇌 발달에도 도움이 되는 환경으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부모님들도 많이 협조해야 하며, 특히 디지털 미디어가 수면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미디어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결론
생후 초기 몇 년은 아이의 뇌가 만들어지는 결정적 시기입니다. 이 시기를 놓치면 이후 회복에 훨씬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독박 육아가 아닌 양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24개월 이전 미디어 노출을 철저히 금지하며, 충분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아이의 건강한 뇌 발달을 위한 핵심입니다. 사용자 비평에서 언급했듯이, 주변의 도움을 받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아이에게 최선을 다하는 현명한 선택입니다. 완벽한 부모가 아니라 아이와 눈을 맞추고 함께 웃고 우는 '진짜' 양육자가 되어야 합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emZgulHXqVc&t=249s